AI 시대 사라질 직업

AI 시대 사라질 직업: 은행 창구 직원이 사라지는 시대, 금융직의 재설계 방안

hhh-news 2025. 6. 24. 06:20

디지털 금융 확산이 만든 은행 창구의 위기

은행 지점을 방문해 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던 시대는 이제 빠르게 저물고 있다. 과거에는 창구 직원이 계좌 개설, 대출 안내, 통장 정리, 외화 환전 등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대부분의 은행 업무가 가능해졌다. 모바일 뱅킹, 인터넷 뱅킹, 자동화 기기, AI 챗봇 등이 대중화되면서, 고객들은 굳이 지점을 찾지 않아도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금융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은행들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점 축소와 창구 인력 감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동화’로 설명하기엔 부족할 만큼 거대한 전환이다. 창구 직원은 점점 더 기계와 시스템에 의해 대체되고 있으며, 이제는 고객 서비스의 중심이 사람이 아닌 플랫폼과 AI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은행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그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AI 기술이 창구 업무를 실질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 담당하던 업무 대부분은 현재 디지털화 또는 AI 자동화로 전환되고 있다. 간단한 입출금이나 이체는 ATM이나 모바일 앱에서 가능하고, 신용대출이나 예·적금 가입도 이제는 고객이 스스로 선택하고 가입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은 이제 AI 챗봇이 24시간 대응하며, 개인 맞춤형 금융 상품도 과거처럼 창구에서 설명 듣지 않아도 데이터 기반으로 자동 추천된다.

AI 시대 사라질 은행 창구 직원

 

대표적인 예로, 일부 은행에서는 AI가 고객의 소비 패턴과 소득 수준을 분석해 자동으로 신용등급을 판단하고, 적합한 대출 한도를 제시한다. 또한, 외환 거래, 카드 분실 신고, 통장 재발급 같은 복잡한 업무조차 스마트 키오스크디지털 지점에서 고객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인력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의미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은 최근 5년간 약 20%의 지점을 폐쇄했고, 전체 창구 직원 수도 해마다 2,000명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창구 업무의 본질이 변화함에 따라, 기존 인력이 맡을 수 있는 역할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현상이 아닌 직업 소멸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단순 금융 서비스 제공자에서 ‘금융 솔루션 전문가’로

기존의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의 요청을 받아 단순히 처리를 해주는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의 금융직은 단순 전달자나 창구 상담원이 아닌, 전문적인 조언자와 솔루션 제공자로 역할이 변화해야 한다. 이제 고객은 단순히 통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금융 상황에 대한 조언, 세무 상담, 자산 배분 전략 등을 듣기 위해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비정형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현장 직원들은 재교육과 직무 전환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상품 기획, 자산관리, 리스크 분석, 디지털 금융 컨설팅 등은 사람 중심의 고차원적인 판단이 필요한 직무이기 때문에, 경력을 가진 기존 은행 직원이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다. 정부와 금융기관에서도 이러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AI 활용 교육, 디지털 금융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의 은행업은 단순히 ‘돈을 맡아주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의 삶 전체를 설계해주는 파트너로서의 역할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직의 미래: 기술과 공존하는 새로운 금융 인재로 진화

AI 시대라고 해서 모든 은행원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와 공존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금융 인재가 더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고객의 재정 상태를 해석하고, 그에 맞는 금융 계획을 설계해주는 FP(Financial Planner), PB(Private Banker)와 같은 직무는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AI가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는 있어도,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해 인간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은 아직 인간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ESG 투자, 디지털 자산(가상화폐) 관리, 해외 투자 자문 등 새롭게 생겨나는 금융 분야에서는 기존 창구 경험이 있는 인력들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변화하고 있는 기술을 ‘위협’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술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학습자세와 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은행이 더 이상 ‘창구 중심’이 아니라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도 더 이상 ‘창구 직원’일 수 없다. 이제는 금융 전문성과 기술 감각을 동시에 갖춘 하이브리드 인재로 진화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