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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사라질 직업

AI 챗봇이 가져올 호텔·리조트 컨시어지 서비스직의 재편

호텔에서 고객 경험을 책임지던 컨시어지의 역할

나는 여행을 다닐 때 호텔이나 리조트 로비에서 친절하게 맞아주는 컨시어지를 보며 “역시 좋은 호텔은 서비스가 다르다”라고 자주 느꼈다. 컨시어지는 단순히 체크인을 돕거나 방 키를 주는 직원을 넘어서, 여행의 기대감을 키워주는 중요한 존재였다. 지역 맛집과 명소를 직접 추천해 주거나, 가끔은 작은 이벤트를 깜짝 준비해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AI 챗봇이 가져올 호텔

 

호텔업계에서는 이런 컨시어지 서비스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삼아왔다. 하지만 2025년 현재, 호텔·리조트 업계에도 인공지능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이 전통적인 컨시어지 직무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나는 AI 챗봇이 이 직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여러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게 됐다.

 

AI 챗봇이 바꾸고 있는 호텔 프론트와 고객 소통

내가 특히 흥미롭게 본 변화는 AI 챗봇이 고객 응대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손님이 프론트에 내려와 “근처 괜찮은 레스토랑 좀 추천해 주세요.”라거나 “공항 셔틀 시간 언제인가요?” 같은 질문을 하면 컨시어지가 직접 답해줬다. 하지만 요즘 많은 호텔은 카카오톡, 왓츠앱, 자체 앱을 통한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한다. 고객이 채팅창에 “스테이크 맛집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AI가 주변 고급 레스토랑을 추천하고, 심지어 예약 링크까지 보낸다. 나는 최근 한 리조트에서 AI 챗봇을 이용해 스파 예약을 해본 적이 있다. 직원에게 한마디도 묻지 않았지만, 몇 번의 클릭과 짧은 대화만으로 일정과 결제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본적인 문의와 예약을 담당하던 프론트 및 컨시어지 인력의 업무가 AI에게 상당 부분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AI로 대체되는 단순 서비스, 그리고 컨시어지 직무의 위기

이런 변화는 호텔·리조트의 경영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AI 챗봇은 24시간 고객 문의를 받고, 여러 언어를 동시에 처리하며, 실수도 적다. 과거에는 야간 프론트 직원과 외국어 가능 직원을 반드시 두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다국어로 응답을 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효율성이 컨시어지라는 직무를 위협한다는 점이다. 내가 만난 한 호텔 매니저는 “예전엔 밤새 프론트 직원이 상주했지만, 지금은 챗봇이 대부분 대응하고 사람은 긴급 상황만 대처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대형 리조트에서는 아예 AI를 메인 컨시어지로 내세워, 사람 직원이 개입하는 비율을 10% 이하로 낮춘 곳도 있다. 결국 지역 정보 제공, 간단한 예약, 고객 불만의 1차 처리 같은 전통적인 컨시어지 업무는 AI가 상당 부분 대체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호텔 서비스직 일자리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AI가 못하는 감성 서비스가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래도 아직 컨시어지라는 직업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이유는 분명하다. AI가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빠르게 응대해도, 사람의 공감과 섬세한 감정 케어까지 대신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한 고급 호텔에서 경험한 사례가 있다. 직원이 “오늘 고객님 일정이 무척 바쁘셨을 텐데, 객실에 허브티를 준비해 뒀다”고 말했을 때 느낀 감동은 챗봇이 보낸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자동 메시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앞으로 컨시어지는 AI가 처리하지 못하는 감성 접객, 브랜드 고유의 정서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러로 더 진화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결국 단순 예약·문의는 AI가 대신하고, 사람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한 순간을 설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앞으로 호텔·리조트 컨시어지 서비스직이 겪게 될 가장 큰 재편의 흐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