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사라질 직업

AI가 자동 채용평가까지? 면접관·평가위원의 위상 변화

AI 브레인 2025. 7. 15.

기업 채용에서 면접과 평가가 가졌던 전통적 권위

나는 과거부터 기업들의 채용 현장을 자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기업들은 채용을 통해 단순히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조직을 이끌고 유지할 핵심 자원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무척 중요하게 다룬다. 특히 서류와 필기 전형을 통과한 뒤 마지막으로 거치는 단계인 면접과 평가에서는 기업 문화에 맞는 사람인지, 위기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할 태도를 가졌는지, 미래에 함께 성장할 자질이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확인한다.

AI가 자동 채용평가

 

나는 실제로 여러 인사담당자와 면접관들이 “서류와 시험 점수가 아무리 좋아도, 면접에서 우리 조직에 안 맞는다 싶으면 뽑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면접관과 평가위원의 주관과 직감이 중요한 결정적 요소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이 채용 평가까지 관여하면서 이 풍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I가 채용 평가의 주요 영역을 자동화하기 시작하다

내가 특히 주목한 것은 AI가 이제 채용 과정에서 단순히 서류를 분류하거나 키워드 필터링을 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면접 평가 과정까지 자동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AI 기반 비대면 화상 면접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지원자가 화면 앞에 앉아 질문을 받고 답변하면, AI는 음성의 억양과 속도, 표정의 미세한 움직임, 시선 처리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신뢰성’, ‘적극성’, ‘정서적 안정감’ 같은 항목을 자동으로 수치화한다. 나는 대기업 채용 담당자에게서 “요즘은 AI가 분석한 데이터가 내부 평가 기준의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실제로 어떤 기업에서는 AI가 분석해낸 감정 안정성 점수가 일정 기준 이하로 나오면 사람 면접관들이 재차 검토하고 추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사람의 직감과 대화 흐름으로만 판단되던 요소들이 이제는 AI가 먼저 진단을 내리고, 사람이 이를 검토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면접관과 평가위원의 위상이 변하는 구조적 이유

나는 이런 흐름을 보며 면접관과 평가위원의 위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과거에는 면접관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으면서 지원자의 눈빛, 긴장도, 답변의 깊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AI 면접 솔루션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이 모든 것을 데이터화해 면접관 앞에 먼저 내놓는다. 예를 들어 “지원자의 발화 속도는 평균보다 느리고, 시선이 자주 우측 상단으로 치우쳐 불안 요소가 있다”는 리포트를 AI가 작성한다. 그러면 면접관은 이 자료를 근거로 더 날카로운 질문을 하거나 추가 확인을 한다. 나는 이를 보며 면접관의 주된 역할이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에서 ‘AI의 판단을 점검하고 예외를 찾아내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한 IT기업 인사팀장은 “이제 면접관이 처음부터 모든 걸 스스로 평가하기보다 AI 리포트를 보고 다시 그 사람을 재해석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결국 AI는 면접관의 역할과 권위를 조금씩 데이터 뒤편으로 밀어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면접관·평가위원이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그렇다고 나는 면접관과 평가위원이라는 직무가 AI에 의해 완전히 무력화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AI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수치를 제시할수록, 사람은 그 수치에 담기지 않는 미묘한 맥락과 인간적 직감을 더 중요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AI는 음성 떨림을 ‘긴장도’로 해석해 낮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면접관은 지원자가 오히려 그 떨리는 목소리로 진심 어린 열정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내가 한 스타트업 대표에게 “AI가 사람을 다 평가해주면 좋겠냐”고 물었을 때 그는 “결국 우리랑 밤낮없이 일할 사람인데, AI가 점수를 잘 줬다고 뽑았다가 조직에 맞지 않으면 책임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라고 답했다. 나는 이 대답이 앞으로 면접관과 평가위원이 AI 시대에도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즉, AI가 제공하는 객관적 리포트를 활용하되, 그 데이터에 담기지 않은 조직 문화, 사람의 진정성, 예측 불가능한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면접관과 평가위원은 오히려 AI 덕분에 단순히 이력서와 답변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복잡하고 인간적인 요소를 파악하는 전문가로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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