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대학 행정직 구조와 기회
대학 행정직이 수행해온 중요한 역할
나는 예전부터 대학이라는 조직을 볼 때마다 생각했다. 대학은 단순히 강의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행정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의 모든 여정을 관리하는 행정직원들이 있기에 학교는 제대로 굴러간다. 특히 입학처에서는 매해 수만 건의 지원서를 검토하고, 서류를 분류하며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관리한다. 장학 담당 부서는 각종 성적장학, 생활비 장학금 등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배분하기 위해 꼼꼼히 서류를 심사한다.
교무처는 수업 편성, 학사 일정, 교원 인사까지 아우르는 중요한 부서다. 나는 실제로 한 대학교 교무과를 취재하면서 담당자가 수천 명의 시간표와 수강신청 현황을 밤새 엑셀로 조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대학 행정직원들이야말로 교육 현장의 숨은 기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AI가 대학 행정의 핵심 업무에 빠르게 들어오면서 그 구조가 바뀌고 있다.
AI가 대학 입학·장학·교무 업무에 들어온 방식
내가 특히 주목하는 건 AI와 자동화 솔루션이 대학의 입학·장학·교무 관리까지 깊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입학사정관과 직원들이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한 장 한 장 꼼꼼히 읽고 평가표에 수기로 점수를 적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지원자의 고등학교 이수 과목, 비교과 활동, 에세이 키워드를 분석해 예비 합격자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서류 1차 심사는 AI가 한 뒤, 우리는 그 결과를 다시 보며 특별 케이스만 재검토한다”고 말했다. 장학금 심사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장학 담당자가 성적표와 가계 소득 증빙을 직접 대조하며 손으로 리스트를 작성했지만, 이제는 AI가 스캔한 후 가중치를 계산해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도출한다. 심지어 교무처도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수업시간표와 강의실 배정을 AI가 자동으로 최적화해 충돌 없는 시간표를 만든다. 내가 만난 한 교무 담당자는 “예전에는 밤새 머리 싸매고 시간표를 짰는데, 요즘은 AI가 95%는 다 해준다”고 했다. 결국 대학 행정에서 단순 반복과 정량적 기준이 적용되는 업무는 AI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대학 행정직 구조가 바뀌며 사라지는 일과 새로운 기회
이런 변화는 대학 행정직의 전통적인 구조를 크게 흔들고 있다. 과거에는 입학사정 보조, 장학금 심사 데이터 정리, 수업계획서 접수 같은 기초적인 행정 업무를 통해 신입 직원들이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AI가 이를 자동으로 처리하면서 이런 기초 업무가 급격히 줄었다. 나는 한 대학 직원에게 “신입들은 원래 수많은 서류를 일일이 검토하면서 행정 실무를 배웠는데, 이제 그런 기회가 거의 없다”는 말을 들었다. 대신 학교는 AI가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급 행정직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예외 케이스나 민원 대응, 복잡한 학칙 해석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의 정서적 불안을 풀어주며 상담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직원의 가치가 더 부각되고 있다. 한 교무처 팀장은 “앞으로 단순 행정은 AI가 다 맡을 테니, 우리는 상담 능력과 학교 정책을 전략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고 말했다. AI가 행정의 표준화를 책임지는 만큼, 이제 행정직은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시대 대학 행정직이 가져가야 할 새로운 전문성
그렇다고 해서 나는 대학 행정직이라는 직업이 AI 때문에 완전히 위축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AI가 일상의 반복 업무를 줄여주면, 사람은 더 본질적이고 관계 중심의 일에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입학처 직원은 데이터 분석보다, 학교에 맞는 인재를 찾기 위한 정책을 기획하고, 복잡한 전형을 설계하는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다. 장학 담당자는 숫자를 비교하기보다, 학생 개인 상황을 이해하며 더 유연한 장학제도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교무 부서는 자동화된 시간표를 넘어서 교수진과 협의해 새로운 융합 교과를 만들거나, 해외 교환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 나는 AI가 대학 행정을 바꿔놓은 지금이 오히려 행정직에게는 더 큰 기회라고 본다. 표준화된 작업에서 해방된 만큼, 대학 브랜드를 높이고 학생 개개인의 진로를 섬세히 돕는 전문가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가 바꿔놓은 구조 속에서, 사람은 데이터로는 대체할 수 없는 직감과 관계, 정책적 상상력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