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로그분석·보안 탐지로 위협받는 IT 보안 모니터링 직군
과거 보안 모니터링 직무가 가졌던 중요한 위치
나는 IT 보안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늘 그들의 긴장감 어린 업무 태도에 감탄하곤 했다. 과거 보안 모니터링 담당자들은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로그를 직접 확인하며 이상 징후를 찾아냈다. 방화벽, IDS, IPS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일일이 확인하고, 수상한 트래픽을 발견하면 즉시 더 깊은 로그를 추적하거나 다른 팀에 알렸다.
실제로 이들의 빠른 대응 덕분에 대규모 해킹 시도가 차단되거나, 내부에서 벌어질 수 있는 데이터 유출을 초기에 발견해 막은 사례도 적지 않다. 나는 한 금융사의 SOC(Security Operation Center)에 방문했을 때, 다수의 화면을 동시에 보며 작은 이상 패턴이라도 발견하려 눈을 빛내던 담당자들을 보며 보안 모니터링 직군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
AI가 로그분석과 탐지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보안 영역에도 깊게 적용되면서, 과거 사람이 하던 반복적 로그분석과 패턴 탐지를 시스템이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보안 담당자가 직접 SIEM(보안정보이벤트관리)에서 쿼리를 돌려 로그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IP를 추적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과거 수억 건 이상의 로그에서 학습한 모델로 실시간 패턴을 분석해 이상 행동을 즉시 경고한다. 나는 한 IT 서비스 기업에서 AI 기반 위협 탐지 솔루션을 시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단 몇 초 만에 수백만 건의 접속 기록을 스캔하고, 평소와 다른 로그인 시도나 새로운 패턴을 자동으로 추적해 리스트업하는 모습을 보며 과거 수시간 걸리던 수작업을 단숨에 끝내는 것을 실감했다. 보안팀 직원은 “예전엔 로그를 직접 봤는데, 이제는 AI가 던져준 경고만 분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과거 사람이 하던 ‘첫 필터링’ 역할이 AI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줄어드는 사람의 탐지 영역과 보안팀 내 구조 변화
나는 이 변화가 단순히 효율성 향상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AI 로그분석을 도입하면서 보안 모니터링 인력을 줄이고 있다. 과거에는 주니어 보안 담당자가 수많은 로그를 처음부터 읽어가며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발견되는 수상한 로그를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시니어가 다시 확인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이제는 AI가 이상 패턴을 자동으로 골라내니, 초기 로그 확인과 간단 분석을 담당하던 인력이 필요 없어졌다. 나는 한 IT 인프라 기업 보안팀 리더로부터 “예전에는 8명이 교대하며 로그를 보던 걸 지금은 3명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들었다. 주니어들이 단순 모니터링으로 실력을 키우며 성장하던 경로가 통째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AI가 단순 이상 탐지와 패턴 분류를 맡으면서 보안팀은 처음부터 고난도 사고를 해결하거나, 포렌식까지 바로 넘어가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보안 모니터링 직군이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방향
그렇다고 해서 나는 보안 모니터링 직군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SIEM 대시보드를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찾아낸 이상 탐지를 더 깊게 해석하거나 아직 AI가 잡아내지 못하는 비정형적인 위협을 찾는 고급 역량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한 보안 전문가는 “AI가 보지 못하는 건 공격자의 심리와 새로운 기법”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AI는 과거 로그 패턴과 유사성을 기준으로 삼지만, 완전히 새로운 공격 방식은 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나는 그래서 앞으로 보안 모니터링 담당자는 로그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던져준 데이터를 인텔리전스로 승화시켜 더 정교한 룰을 만들고, 새로운 탐지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 본다. 결국 보안의 본질은 ‘상상하지 못한 공격’을 미리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AI를 능숙히 다루되, 인간의 직감과 전략적 사고를 결합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